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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취지

교양 중심 MBC저널리즘스쿨 설립 취지

교양∙실무 겸비한 진짜 언론인 키웁니다

책임교수(Director) 이봉수

우리처럼 언론 관련 학부와 대학원이 많은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고 저마다 언론윤리도 가르치는데 언론의 신뢰도는 왜 세계 꼴찌일까요? 14년간 ‘좋은 언론인’ 양성에 몰입해온 저의 진단은 교양을 가르치지 않는 데서 원인을 찾습니다. 교양과 분리된 기능교육의 비극이 언론 현장으로 전가되고 있는 겁니다.

균형 잡힌 가치관을 형성하지 못한 채 저널리즘의 기본도 배우지 않고 언론사에 들어가 선배들의 잘못된 보도관행과 문장, 심지어 가치관까지 닮아가는 게 한국 언론인 양성∙충원∙재교육 과정의 핵심 오류입니다. 가치관이 흔들리니 저널리즘의 표준보다 자기 회사 논조를 더 중시하고 팩트 왜곡도 서슴지 않습니다. 글이 안 써지는 근본원인도 교양과 분리된 글쓰기 교육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에서 논의된 교양(Bildung)의 개념은 ‘만들다’ ‘형성하다’를 뜻하는 독일어 ‘bilden’에서 왔습니다. 정신적으로 미숙한 개인이 사회 속에서 성숙하는 과정입니다. 학문을 통한 교양의 형성은 훔볼트에 의해 베를린대학의 건학이념이 됐습니다. 그러나 헝가리 미학자 루카치(Lukács)는 기존 교양 개념이 개인의 사회화와 순응에 치우쳤다며 사회와 심각하게 갈등하고 그 대립의 변증법적 발전과정에서 진정한 의미의 교양을 쌓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럽에서 ‘강의’는 원래 ‘책을 함께 읽고 교양을 쌓아주는 것’이었습니다. 독일에서 ‘강의한다’는 말은 ‘독해한다’(lesen)는 말이고, 영국에서 교수는 대부분 ‘책 읽어주는 사람’(Lecturer, Reader)으로 불립니다. 옥스퍼드∙케임브리지 등 영국 대학이 신사 양성을 위한 교양공동체로 발전해왔다면 미국 대학은 기능 교육에 힘써왔습니다. 사회과학 분야에서 로스쿨, 비즈니스스쿨, 저널리즘스쿨의 3대 스쿨을 발전시킨 나라도 미국입니다. 그런 미국은 한국과 더불어 언론 신뢰도에서 세계 꼴찌를 다투고 있습니다.

기능에 치우친 미국 교육의 문제는 교양을 소홀히 해 비판적 지성이 양성되기 어렵다는 겁니다. 미국을 국가 표준으로 삼은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에서 최상위 학생을 휩쓸어간 법과대학, 특히 서울법대 출신 상당수가 독재와 국정농단의 1급참모가 되고, 사법농단의 주역이 된 것은 고시과목만 열심히 공부하면 되는 법조인 양성 제도의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요? 유수 대학 경영학과 출신 상당수가 재벌 편법경영의 하수인이 되고, 명문대학 언론학과 출신 상당수가 한국언론을 망친 주역이 됐던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방송문화 진흥에 노력해온 방송문화진흥회와 언론의 공공성 제고에 힘써온 MBC가 참담한 언론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식 직업학교이면서도 교육역량의 절반 이상을 교양교육에 투입하는 한국형 저널리즘스쿨을 개원합니다. 실무교육과 함께 인문사회 교양교육에 중점을 두는 것이야말로 비판의식과 역사의식은 물론이고 언론윤리를 고양하는 데 기초가 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런 교육을 받은 사람이 입사는 물론이고 대기자나 대PD로 크는 데도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교양 쌓기를 소홀히 하면서 언론인이 되려는 것은 성공하기도 힘들지만 돼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문사회학 전분야에 걸친 교양 쌓기는 언론인에게 역사의식과 윤리의식을 심어줄 뿐 아니라 수준 높은 기사를 쓰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도 매우 유용합니다.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는 역사가뿐 아니라 언론인도 인간의 역사에 관심을 기울이고, 말하고자 하는 것을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최고의 지성과 논객 45명으로 구성된 교양 강사진과 수준 높은 저널리즘을 추구하는 전현직 기자∙PD 50여명이 뭉쳤습니다. MBC저널리즘스쿨 재학생은 전액장학생이지만, 강연이 2월 14일부터 10월 21일까지 휴일을 뺀 매일 저녁 3시간씩 열리고 많은 과제가 부과돼 과정 이수가 쉽지 않습니다. 대학원이 대개 30학점(450시간)이면 졸업하는데 우리 스쿨은 450시간 강의와 실습에 2주간 인턴과 2박3일 합숙교육이 더해지니 2년 대학원 과정을 능가하는 수업분량을 9개월만에 마치는 초-집중(ultra-intensive) 과정입니다.

언론인 지망생을 교양과 기능을 겸비한 최고의 언론인으로 키워주는 곳, 가짜뉴스 시대에 진짜 언론인을 길러내는 곳, 균형감 있는 ‘지식인 기자’와 창의성 넘치는 ‘크리에이터 PD’를 양성하는 곳, 편가르기 시대에 다양성, 공정성, 포용성의 가치를 추구하는 곳, MBC저널리즘스쿨에 한국 언론과 여러분의 미래가 있습니다.